사는게 뭘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데...
갑자기 걱정이 몰려왔다.
내 나이 마흔 둘, 아이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사귀는데 너네 엄마는 어떤 사람이야? 물어봤을 때,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는 결혼해라 결혼해라 결혼 해서 아이 낳고 살아봐라. 이것만 말해주셨다.
(그러면서 참 아이러니 하게도 남자친구는 대학교 가서 만나라고 하고.... 대학은 뭐하러 간거지?!)
그냥 대학교까지 다니지 말고 결혼이나 하면 되지 생각했었다. 스무살에 결혼해서 쌍둥이 낳아서 잘 키워야지 하는게 나의 인생 목표였다. 그래서 아이를 낳을 몸이니 담배나 술도 하면 안된다. 기형아가 나오면 어쩌냐 하고 생각했었다.
그 때 엄마는 왜 안 가르쳐줬을까? 결혼하고 애기 키우는게 이렇게나 힘들고 고단 할 줄은 몰랐다. 무거운 책임감이 거북목을 만들어낼 줄은 몰랐다. 사실은 엄마도 살림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몰랐다. 엄마는 다 하는 건 줄 알았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딸린 자식이 둘이나 되고 엄마랑 아빠는 늙었다.
내가 기둥이 되어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끔찍)
하나님은 왜 사람에게 자식을 낳게 했을까?
아담이 죄를 짓지 않아서 선악과를 안 따먹었다면 자식을 낳고 키우는 일이 하나님 몫으로 남아 있었을까?
그럼 자식 자체가 나의 원죄의 흔적인가?
자식을 키움으로서 나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심판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무단횡단도 고민하게 되고
마흔넘어 진로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이 생겼고
내가 공부할 때보다. 더 많이 공부를 해야 내 자식이 조금이라도 옹알이를 한다.
내가 자랄때 보다 더 말조심을 하고 아이의 심기를 건들이지 않기 위해 내 심기를 누른다.
자식도 잘 키워야하면서 나도 잘 커야 하는 아주 힘든 상황에 놓였다.
그렇다고 어머니 고생하셨습니다. 칭찬 한마디 들어볼 수 없다. 아예 기대를 하지 말아야지
아... 이렇게 생각하니 원죄의 벌이 맞구나....
이러니까 자식을 안 낳으려고 하지
우리 엄마는 왜 결혼해서 아기 낳으라고 그렇게나 잔소리를 했을까....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숙제 끝날 줄 알았는데..........
부자의 언어를 독후감 하려다가 푸념이 너무 길었다.
그래도 쓰고 싶었다.
자녀라는 무거운 존재에 대해서 끄적여보고 싶었다.
이노무 자슥들아..
엄마아빠한테 잘하자!!!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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