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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자!

앞으로 10년 후 - 7. 3D 프린팅 비즈니스

by 트릴리문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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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요한 것을 필요한 곳에서 바로 만들어 내는 기적

석기시대부터 청동기 시대를 거쳐 철기 시대까지, 도구를 만드는 능력은 인류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 미터였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왔다면 그들도 인간을 보며 도구를 만드는 동물로 분류했을 테다. 물리적인 실체를 만드는 데는 네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재료의 형태를 빚거나(몰딩, 압출) 재료를 빼거나(카빙, 밀링) 재료를 더하거나(조립, 3D프린팅) 자율형성(재배)을 하면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것 대부분이 네 가지 방법 중 하나 이상을 활용하여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훨씬 더 새로운 도구 제작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적층 제조이다. 엄밀히 말하면 조립도 적층 제조의 일종이므로 이 챕터에서 우리는 '3D프린팅'과 '적층 제조'라는 두 용어를 통용할 것이다. 3D프린팅이란 컴퓨터의 제어를 통해 재료를 층층이 합치는 일이다. 목표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면서 새롭고 완전한 형태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나무에 나이테가 생기듯, 얇은 층이 하나하나 쌓이며 단순했던 형태가 복잡한 구조물로 완성된다. 새로운 형태의 3D 모형을 출력하는 데는 이방식이 빠르고 저렴하며 내구성까지 뛰어나다. 우리의 몸속에서 지구 바깥까지, 그리고 전쟁에서 평화까지, 3D프린팅은 사물을 만드는 방법에 혁신을 일으키는 중이다. 누구나 수량에 상관없이 저렴하고 효율적이며 표준화된 방식으로 무언가를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2. 표준 없는 산업, 3D프린팅 시장의 탄생

3D 프린팅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초기 FDM기기의 설계 방법은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긴 했지만 기기를 실제로 제작하고 작동시키기에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했다. 기초적인 전자 공학, 약간의 유체 역학, 그리고 프로그래밍 등 여러 분야의 실용적인 지식을 갖추어야만 했다. 게다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2009년 두 거대한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마니아층의 취미에 불과했던 기술이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나는 킥스타터라는 크라운드 펀딩 서비스의 출범이었다. 그해 몇몇 3D프린터가 DIY키트 또는 완제품 형태로 대중에게 판매 됐다. 다른 하나는 첫 번째 사건만큼이나 중대한 사건이었는데 바로 FDM특허가 만료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하룻밤 사이에 3D프린터 그리고 출력에 사용되는 재료와 3D모델이 거래되는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부품의 표준화는 산업 혁명을 이끈 힘 중 하나였다. 포드가 모델 생산 라인을 무사히 구축한 것도 볼트와 너트, 나아가 렌치까지 하나하나 모두 표준화했기에 가능했다. 생산 라인이 제대로 마련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상품이 장인의 손으로 제작됐다. 장인들은 가장 많이 통용되는 관행적 표준만을 준수했다. 그러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3D모델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다. 3D프린팅 세계에서 미리 정해진 산업 표준이 없었다. 대다수 사람에게 통하는 게 곧 새로운 표준이 되는 식이었다. 파일 유형, 프린터 크기, 그리고 재료에 대한 표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도 명확히 통일된 표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3. 3D프린터는 가전제품이 아니다. 제조업의 미래다.

3D프린팅의 영향력은 매우 폭넓다. 우리는 특히 3D프린팅이 얼마나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살펴봤다. 3D프린팅은 시작 쟁인 엄마도 배 속의 아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장기간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하며, 전쟁터의 어린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다. 반면 악용의 소지도 존재한다. 3D프린터를 활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추적이 불가능한 무기를 제작할 수 있으며 실체가 있는 상품도 디지털 파일처럼 아주 손쉽게 불법 복제할 수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서부 개척 시대만큼이나 재미있는 시대레 살고 있다. 개인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만들 수 있으니 어떤 면에서는 오래 전 장인의 시대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더 새롭고 신나게 느껴지는 까닭은 인터넷 덕분에 비전문가도 누구나 원하는 대로 물건을 만들고 제작 기술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는 적층 제조 석사 과정이 개설되는 등 원한다면 누구나 전문성까지 갖출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3D프린팅 기술은 앞으로도 발전할 일만 남은 셈이다. 집집마다 3D프린터를 한두 개씩 두고 손쉽게 무언가를 만드는 세상을 상상해보다. 그 물건은 작은 것일 수도, 크고 복잡한 것일 수도 있다. 간단한 장식품이나 잃어버린 단추, 심지어 음식까지 출력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 이제는 이런 상상을 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테다. 그리고 이런 미래에는 공급망 또한 지금과 매우 달라져 소비자는 원제품 대신 원재료를 배송받아 직접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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