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oT혁명의 시대
우리 집에서는 매일 아침 5시 30분이 되면 스마트 전구가 천천히 불을 밝힌다. 잠에서 깨면 먼저 아내에게 인사를 하기도 전에 아이폰을 쥔 채로 이른 아침에 도착한 메일이나 회의 일정이 없는지 확인하고 애플 워치를 손목에 찬다. 그다음에는 자동으로 신발끈이 묶이는 나이키 어댑트 BB를 신고 아침 러닝에 나선다. 아리온 스마트 인솔에는 압력 센서가 있어서 발이 땅에 어떻게 닿는지 측정 가능하며 이 측정 결과를 통해 걸음걸이를 조절할 수 있다. 러닝을 하는 동안에는 무선 이어폰에어팟을 낀다. 스마트 워치에 LTE침이 내장돼 있어 음악이나 오디오북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이때 스마트폰은 필요하지 않으며 스마트 워치가 달리기 속도와 경로 그리고 칼로리 소모량까지 측정해 준다. 물론 시계 기능은 말할 것도 없다. 집에 돌아오면 위딩스 체중계에 올라 몸무게를 잰다. 체중계와 연동된 헬스케어 앱에는 매일 체중이 어떻게 변하는지 기록된다.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뒤에는 오르캠을 장착한다. 이 웨어러블 카메라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추적한다.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한 장치다. 주방으로 자리를 옮겨 스마트 스피커 홈팟에게 러닝 하면서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이어서 재생해 달라고 요청한다. 아침용 시리얼 바를 먹기 전에 먼저 마이피트니스팔 앱으로 포장지의 바코드를 스캔한다. 이 앱은 칼로리 섭취량을 추적해 줄 뿐만 아니라 그날의 체중과 러닝에서 태운 칼로리를 모두 고려하여 권장 칼로리 섭취량을 조정해 준다. 지금껏 묘사한 기기나 앱은 허구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이 유난히 첨단 기기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사물 인터넷은 지금 이곳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2. 캡슐 내시경을 삼키는 최초의 사이보그 세대
웨어러블은 사물 인터넷에 속한다. 착용자가 '사물'이 되어 '인터넷에 연결'되는 셈이다. 우리는 스마트 워치를 손목에 차거나, 스마트 목걸이를 목에 차거나 스마트 섬유로 제작된 옷을 입거나 스마트 신발과 스마트 안경과 스마트 귀마개를 착용할 수 있다. 만보계, 카메라, 또는 마이크처럼 어딘가에 꽂고 다닐 수 있는 기계도 웨어러블이다. 현재 가장 큰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바로 소비자 건강 시장이다. 심방 잔떨림 탐지나 산소 포화도 측정처럼 기존에는 의료기기들이 하던 측정도 규격폼 웨어러블 기기들이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중에 최근 주목을 받는 기기는 삼킬 수 있는 기기 ingestible이다. 안콘 메디컬 테크놀로지스에서는 알약모양의 내시경을 제작해서 인체 내부를 확인하고 병을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쓰리 스퀘어 마켓 Three Square Market은 직원 40명의 자원을 받아 신체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 칩은 기본적으로 사원증 역할을 하고 사내 결제 등에도 사용된다고 한다. 지금 21세기에는 무척 기이해 보이는 일이지만 22세기쯤에는 이 정도의 신체조작은 귀를 뚫는 것처럼 흔해질지도 모른다.
3. 의식하지 못하게 하라, 진정한 캄 테크의 시대
'수상하게 생긴 남자가 조심스레 마트에 들어와 바삐 눈을 굴린다. 이내 진열대에서 물품을 이것저것 집에 코트 안에 깊숙이 넣는다. 남자가 출구로 나가려는 찰나, 보안 요원이 그를 부른다. 다가오더니 미소를 지으며 영수증을 챙겨가라고 한다.'
1990년대 IBM의 광고내용이다. 현재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고가 당시 예측한 상점의 모습이 아닐까? 아마존 고 이용자는 입장할 때 각자의 아마존 계정을 연동한다. 진열대에서 물품을 골라 그대로 매장을 나서면 아마존 계정으로 비용이 청구된다. 계산대 앞에 줄을 설 일도 판매원에게 계산을 맡길 일도 없다. 나는 일부러 아마존 매장의 맹점을 찾아보려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정확하고 지체 없이 물 흐르듯 운영되는 무인 매장, 아마존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구글의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가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말이 있다. "인터넷은 사라질 것입니다. IP주소가 엄청나게 많아지고 수없이 많은 기기나 센서를 몸에 착용하게 될 테며 수없이 많은 물건과 상호작용을 하면서도 그 존재를 감지조차 못할 겁니다. 즉 인간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겠죠, 당신이 어떤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방 안에 있는 온갖 물건과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그려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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